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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유럽 열강들의 암투와 식민지 지배의 영원한 피해자 아프리카. 2차 대전이 끝나고 문화적 차이를 무시한 채 마구 그어진 국경선 때문에 부족 간의 내분이 일어나 지금도 인간 살육이 벌어지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 계속 일어나는 군사 쿠데타와 부정부패, 그리고 기아와 질병으로 가득한 병든 아프리카. 아프리카 대륙을 생각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는 이미지는 긍정적이 것이 아닌 부정적인 것이 많다.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해 멀쩡한 사람의 손을 칼로 자르는 가 하면, 지뢰를 밟아 한쪽 다리를 잃은 소년병들이 목발을 집고 다니는 모습 등은 이미 영화나 뉴스를 통해서 우리에게 공공연히 보여지고 있다. 하루 열 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해도 일당으로 지급되는 것은 1달러 정도인 가난한 국가들이 대부분인 아프리카를 보..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른다. 5월을 여왕으로 모시는 여름, 가을, 겨울의 달들이 ‘5월 여왕’의 성대한 대관식을 올리는 다분히 만화적 상상을 해본다. 여왕이라는 호칭에 걸맞는 중요한 행사와 기념일이 5월에 몰려 있다. 어린이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그리고 부처님 오신 날. 사람이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5월의 아름다움을 수많은 사람들이 칭송했지만 독일 음악가 Schumann의 가곡 Im wunderschonen Monat Mai (아름다운 5월에)는 진솔하게, 그리고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詩語로 5월을 표현했다. 대학 신입생 시절 짝사랑에 빠져 이 가곡을 독일어로 외우려고 밤을 지세웠던 기억이 새롭다. Im wunderschonen Monat Mai, 아름다운 5월에 Als alle Knospe..
상주인구만 천 칠백만 명이 넘는 초거대도시 베이징. 언젠가부터 북경이라는 이름보다는 그들의 발음인 ‘베이징’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해졌다. 서울에서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인 북경 오리는 어느덧 ‘베이징 카오야’라고 불리고, 상해는 상하이로 불린 지 오래 된 것처럼 느껴지는 베이징 번화가에서의 하루다. 유난히 길었던 한국에서의 꽃샘추위가 무색할 정도로 이곳에서는 벌써 반팔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많다. 걱정했던 황사는 그다지 심하지 않았지만 플라타너스 나무의 꽃가루만이 바람에 엄청 나부키며 콧등을 간질인다. 일 년에 한 두 번씩은 꼭 출장으로 오게 되는 베이징은 13억 인구의 중국 수도답게 그 위용을 자랑한다. 어떤 기준으로 서울과 베이징의 면적을 비교해서 말해야 할지는 잘 모르..
바다는 수많은 문학 작품의 소재가 되어 왔다. 문학가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가 가져다주는 심상을 찬미하고 묘사했다. 바다는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10대 명제 중의 하나라고도 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문학을 포함한 모든 예술의 주제가 될 거 같다. 바다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붓으로 그려지고 목소리로 불리워지며 문자로 묘사되는 영원한 주제가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문학에 있어서, 바다를 예찬한 모든 작가들을 모두 논할 수는 없지만 한국 근대 문학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김기림부터 현재의 정호승, 도종환, 문병란, 김성춘 시인과 이해인 수녀도 그들만의 작가적 감수성으로 바다의 아름다움을 끄집어 내어 시라는 형식으로 노래했다. 그러나 바다가 언제나 아름다움으로 인식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
천안함의 비극 그리고 우리의 바다 천안함이 침몰하여 우리를 슬프게 하는 요즈음이다. 우리나라의 영해를 지키기 위해 꿋꿋이 국토방위에 전념하던 우리 해군 장병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한 참변이기에 슬픔의 깊이는 천안함이 가라 앉아 있는 서해 바다 속보다 더 깊게 느껴진다. 백전노장 한주호 준위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구조작업을 진행하다가 고인이 되어 우리를 더 안타깝고 비통하게 만든 2010년의 쌀쌀한 봄이기도 하다. 반만년 동안 한반도에 살아 왔던 한국인들에게 바다는 늘 도전의 무대였고 동시에 삶의 터전이었다. 우리를 세계로 웅비하게하고 한국을 해양강국으로 이끄는데 있어 필요충분조건이었던 바다가 요즈음처럼 우리를 슬프게 한 적이 있었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모두가 이미 순직하거나 실종된 장병들을 ..